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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영웅전

번역+자막제작 jbd77@korea.com

 

제 34화

 

주사형은 무예를 좋아하는 데다

 

성격이 천진난만하고
남녀유별같은 건 몰라서

유괴비가 열심히 연습하는 걸 보고
뛰어들어 겨루게 되었지

재빨리 그녀를 땅에다 내려놓고
승복하겠느냐고 얼른 물었지

당연해요. 주백통이 나타나는 곳이면
어디든 천하가 시끄러우니까요

주백통을 아느냐?

예

우린 십여년동안
알고지낸 친구에요

아버지께서 도화도에 가둬두셨다가
최근에 풀어주셨어요

 

주사형은 지금 건강하시지?

아주 좋아요

다만 늙을수록 정신나간
짓을 해서 말이 아녜요

게다가 정오빠하고
결의형제까지 맺었어요

그래요

 

 

다음은 어떻게 됐죠?

나중에 자연히 유귀비가 주사형에게
무공을 가르쳐달라고 졸랐지

그들은 한 사람은 가르치고
한 사람은 배우게 됐지

주사형은 혈기왕성하고

유귀비는 막 꽃다운 나이라

살갓을 서로 맞대다 정이 생겨나

결국엔 수습할 수 없는 지경까지 되버렸어

무슨 일인데 수습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된거죠?

 

그들은 부부 사이가 아닌데 부부의 일을 저질러 버렸어

나중에 이 일을 왕진인이 알게되셨지

주사형을 묶어서 내 앞까지 끌고와 날 더러 처리하라고 하셨어

우리 무예를 배우는 사람은 의리를 중시하고 여색은 경시하는데

어찌 한 여자 때문에 친구의 우정을 상하게 할 수 있겠는가

난 죽시 끈을 풀어 주고 유귀비를 불러와 부부가 되라고 명령했지

그러나 주사형은 소리를 지르면서 이게 나쁜일인지 몰랐다는 거야

좋은 일이 아닌이상 죽여도 하지 않겠다고 했어

'죽이려면 죽여시오 절대 반격하지 않겠소

만약 날 죽이지 않으면 가겠소

앞으로 절대 돌아오지 않겠소' 라고 말했어

품속에서 비단손수건을 꺼내 유귀비에게 전해줬어

유귀비는 슬픈표정으로 웃을 뿐 받지 않았어

주사형이 손을 놓자 비단손수건은 내 발 아래에 떨어졌지

주사형도 아무말 없이 훌쩍 궁을 떠나버렸어

한 번의 이별이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지

다음부터 다시는 그의 소식이 들리지 않았어

 

유귀비가 넋을 잃고 멍청이 있는 것을 보자

마음속에 분노가 일어났지

비단손수건을 집어들고 보니

위에 원앙새가 물놀이를 하는게 그려져 있더라구

분명히 유귀비가 준 정표였어

 

원앙도 옆에 뜻밖에 시 한수가 수놓아져 있었어

사장기

비단에 원앙무늬 수놓으면 곧 함께 날고 싶어하는데

슬퍼라. 이 몸은 늙기도 전에 머리부터 새었네

봄 강물 푸른 풀 새벽추위 깊은 곳에

서로 마주 보고 붉은 옷 빠네

 

이 시를 너도 아느냐?

 

생각났어요

주대형이 도화도 동굴에서 주무실 때

꿈속에서 엎치락 뒤치락하시면서 읊으신게 바로 이 시입니다

맞아. 또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서는 안 되는 거며

만나자마자 친구에게 죄를 짓는것이고

사형의 성질을 돋구게 되는 거고

절대로 여자더러 전신의 혈도를 만지게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렇지 않으면 아주 재수가 없을 거라면서요

영고원

맞아. 들어본 것 같아

영고가 바로 유귀비죠?

 

대사님

사실 마음속으로는 아직도 영고를 사랑하고 계세요

만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우울해 하지 않을거에요

낭자. 너...

내 말이 틀렸나요?

용아. 더이상 말하지 마

대사님. 제 말이 틀렸어요?

 

그리고 나서 반년동안 난 유귀비를 만나지 않았어

그러나 꿈속에서는 자주 그녀와 만났지

 

하루 저녁은 꿈에서 깨어나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가서 살펴보기로 결심했지

 

궁녀와 태감이 알지 못하게 조용히 그녀의 침궁으로 갔지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봤어

 

사장기

비단에 원앙무늬 수놓으면 곧 함께 날고 싶어하는데

슬퍼라. 이 몸은 늙기도 전에 머리부터 새었네

봄 강물 푸른 풀 새벽추위 깊은 곳에

서로 마주 보고 붉은 옷 빠네

 

새벽이 되서야 떠났지

궁으로 돌아와서 한 바탕 큰 병을 앓았어

유귀비가 아들을 낳았으니 더 좋은 일 아닌가요?

대사님은 어째서 우울해 하신거에요?

멍청이. 그 아이는 주사형의 아이야

주사형은 벌써 떠나지 않으셨나요?

나중에 다시 돌아왔어요?

십개월동안 배 안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못들어 봤느냐?

그 동안 난 유귀비를 가까이 하지 않았는데

그 아이가 어떻게 내 아이겠느냐?

 

난 큰 병을 반년동이나 앓다가

회복된 후 다시는 이 일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

 

아마 이년후의 어느날 밤에

 

내 아이

 

황야... 황야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자비를 베풀어 주시어 아이를 용서해 주세요

황야

아이가 어떻게 됐느냐?

황야. 보세요

 

어떻게 상처를 입은거지?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황야가 어떻게 천첩을 벌주시더라도

절대 원망하지 않겠으나 이 아이만은

누가 널 벌준다고 했느냐?

 

아이는 도대체 어떻게 상처를 입은 것이지?

황야가 시위를 보내 아이를 때린게 아닙니까?

어느 시위가 이렇게 대담하단 말이냐

황야의 성지가 아니라면

 

아이를 구할 수 있겠군요

 

이 자객의 무공이 아주 뛰어나군

특히 내공이 보통이 아니야

이 대리국에서 날 제외하고

이렇게 공력이 높은 사람은 없는데

 

설마 그가?

 

그가 왜 자신의 친 아들을 죽이려는 거지?

주대형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에요

 

당시에 난 분명히 주사형이 한 짓이라고 생각했어

그를 제외하고 현재 무림고수중에서

누가 아무 이유없이 어린 아이를 죽이겠나?

이런 사생아를 남겨둬 무림의 수치가 되고 싶지 않은것이야

아니에요. 그가 아니에요

그 웃음소리를 똑똑히 기억해요. 그가 아니에요

경황중에 어떻게 확실히 기억할 수 있겠나?

그 웃음소리를 영원히 잊어버릴 수 없어요

귀신이 되더라도 잊을 수 없어요

그가 아니에요...

 

당시에 너무 단호하게 말해 나도 믿었지

그러나 난 흉수가 도대체 누군지 짐작해낼 수 없었어

가벼운 일장으로 갓난아기를 죽일 수 있는데

어째서 반죽음으로 만들어 놓았을까?

 

분명히 구양봉이에요

나중에 나도 구양봉일거라고 짐작했어

그러나 구양봉은 서역사람으로

키도 아주 커서 보통사람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크지

그러나 유귀비 말에 따르면

흉수는 보통사람보다 작다고 했어

이상하네요

당시에는 정말 짐작할 수가 없었어

유귀비는 그저 아이를 안고 울고 있었고

이 아이의 상처가 비록 황낭자처럼 그렇게 심하지 않았지만

나이가 워낙 어려 치료하기 아주 어려웠어

치료를 해준다면 반드시 원기가 크게 손상돼지

만일 손을 쓰게 된다면 화산논검에서 군웅들을 제압할 수 없고

구음진경도 손에 넣을 수가 없게 돼

황야. 전 이미 세상을 살아갈 염치가 없습니다

큰 은혜를 베푸셔서 제 생명으로 아이의 생명과 바꿀 수 있게 해주세요

내세가 개나 말이 되어서 황야의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 황야
- 나중에

난 유귀비의 애원을 막을 수 없어 치료하기로 결정했지

그러나

 

난 차마 참을 수 없어 여러번 그 아이를 구해주려고 했지만

비단 손수건이 반듯하게 아이의 가슴을 덮고 있었어

비단 손수건에 수놓인 원앙 한쌍은

다정하게 머리와 머리를 맞대고 있었는데

그 원앙의 머리가 흰 색이었어

이건 분명히 백년해로하자는 뜻이 분명했어

그런데 어째서 가련하게도 늙기 전에 머리부터 센다고 말했을까?

 

좋아. 너희 둘은 백년해로 하면서

난 쓸쓸하게 황궁에서 황제나 하라는 것이냐?

너희둘이 낳은 아이를 뭘 믿고 날 더러 공력을 소모해가며 구해달라는 거야?

놔주세요

아가야. 엄마는 널 구할 능력이 없구나

네가 고통당하게 할 수는 없단다

아가야. 잠들거라

잠들면 안 아플거야

 

내 사랑하는 아이야. 잠들거라

이렇게 편안히 잠들며 가거라

다시는 고통당할 필요 없단다

 

몸을 돌려보니 유귀비의 머리가 백발로 변해있었어

갑자기 온몸에 식은땀이 흘러내렸지

 

언젠가

이 칼을 당신 가슴에 찌르고 말겠어요

 

이 옥환은 당신이 준것인데

기다리세요

이 옥환을 보게 되는 날 이 칼을 당신 가슴에 찌르겠어요

 

바로 이 옥환을

십여년이나 기다렸는데

오늘 드디어 그날이 왔군

대사님

아이는 대사님이 상처를 입힌게 아니고 죽인것은 더욱 아니에요

이게 대사님과 무슨 상관이 있죠?

게다가 독을 풀어 대사님을 해치려고 했으니

두분 사이에 어떤 은원이 있더라도 이미 갚은겁니다

바로 하산해서 그녀가 올라오지 못하게 쫓아버리겠어요

사부님...

산 아래에 또 이런 물건을 보내 왔습니다

사부님

 

비단에 원앙무늬 수놓으면 곧 함께 날고 싶어하는데

함께 날고 싶어하는데

돌아보면 모두가 꿈인것을

 

됐다... 한 가지만 해결되면 나머지도 해결될게야

모든일이 딱 들어맞는구나

그녀의 소원을 풀어줘야 겠다

 

됐다. 너희들은 가서 영고를 산으로 모셔와라

반마디라도 불경스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

사부님

그렇게 많은 시일을 날 따라다녔으면서 내 마음을 아직도 모르겠느냐?

사부님...

가라니까

 

용아. 어떡하지?

두분 시주. 부탁이 하나 있네

말씀하십시오

한평생 영고에게 진 빚이 너무 많아

앞으로 그녀가 무슨 위험한 일을 만나거든

노승의 체면을 봐서 힘껏 도와주기 바라네

만일 그녀와 주사형의 혼사를 이뤄줄 수 있다면 더 고마운 일이 없겠네

 

노승의 이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가?

- 대사님. 후배는
- 정오빠

대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약속해 드려요

 

아미타불

하산하시게

 

소인이 마마께 인사올립니다

마마 무슨 놈의 마마?

유귀비는 이미 죽었고 난 영고다

 

대승상, 수군도독 모두 여기 있었군

황야가 정말 세상을 달관하고 삭발한 뒤 중이 됐나 했더니

여기 깊은 산속에 숨어서 태평하게 황제노릇을 하고 있었군

황야께서는 이미 예전의 모습이 아니십니다

마마께서도 보시면 분명히 알아보지 못할 겁니다

자꾸 마마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날 비웃는 것인가?

빳빳하게 여기 무릎꿇고 앉아 있는데 날더러 절받고 죽으라는 건가?

 

마마

 

마마

 

가보자

 

소인들이 문안드리옵니다

황야가 너희들에게 날 막으라고 했을텐데

그런 허례는 해서 뭐하는가?

 

싸울려거든 어서 싸워

임금은 임금대로 신하는 신하대로 수많은 백성을 해쳤는데

나 같은 여자에게 공손한 체할 필요 뭐가 있나?

마마

황제께서는 백성을 자식처럼 사랑하시고 관대하고 인자하시어

대리국의 신하와 백성들중 칭송하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황제께서는 평생 절대로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않으신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이 중죄를 범해도 자주 법말고 은혜로 다스리신것을 모르신단 말입니까?

감히 내게 말대꾸를 하겠다는 건가?

아닙니다

입으로는 신이라고 말하지만 마음속으론 군신의 구분따윈 없을걸

단지흥을 만나러 가겠다

비킬것이냐, 안비킬 것이냐?

하루를 임금으로 모시면 평생 존경 해야 하거늘

어찌 그렇게 거칠게 말할 수 있습니까?

 

마마. 멈추십시오

비켜라

 

마마

 

마마. 멈추시지 않으면 소인이 무례를 범하겠습니다

 

마마. 용서해주십시오

훌륭한 대장군, 대총관이로군

 

마마. 잠깐만요

어쩔 생각이지?

대승상, 대총관 모두 칠절침에 중독됐다

천하에 구할 수 있는 자는 없어

너도 죽고 싶으냐?

 

선배님

낭자의 상처는 나았나?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매의 상처는 이미 일등대사님이 치료해 주셨습니다

어째서 직접 나와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않는거지?

선배님. 걸음을 멈추세요

 

조심하세요

 

노선배님. 정말 뛰어난 무공이에요

구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여기에 와서 치료를 구하라고 알려준 것은

남을 해치기 위해서지 널 구하기 위해서가 결코 아니야

어째서 내게 고마워하는 거지?

세상의 은혜와 복수는 원래 분명히 하기 힘들어요

아버지가 주백통을 도화도에 십오년동안 가뒀지만

끝내 어머니를 구하지 못했어요

주백통

 

주백통이 네 어머니와 무슨 관계가 있는거지?

주백통이 어머니를 돌아가시게 했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노하셔서 도화도에 십오년동안 가두셨죠

그렇게 계속 가둬두다가 나중에 마음속으로 후회하셨죠

아버지는 모든 일에는 근원이 있다고 생각하시어

누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고 하면 그 사람을 찾아 다니셨죠

그래서 아버지는 예전에 주백통을 풀어주었어요

풀어줘?

그럼 그를 구하러 갈 필요 없겠군

당연하죠

만일 아버지가 풀어주지 않으셨다해도

어떻게 그를 구할 수 있겠어요?

 

노완동은 제 말을 제일 잘들어요

내가 말한 대로 하죠

만일 그를 보고 싶다면 지금 나와 하산해요

산 아래에 내려가면 내가 두분을 중매하겠어요

목숨을 구해준 은혜에 보답하는 걸로 해요. 어때요?

 

너 같은 어린 계집의 말을 어째서 듣는거지?

어째서 네 지시엘 따르는 거야?

너에게 은혜를 베푼적 없으니 보답같은 건 필요 없어

어서 비켜라

더 잡아두면 무정하다고 원망하지 말아라

날 죽이시게요?

널 죽이면 또 어떠냐?

다른 사람은 황노사를 두려워하지만 난 세상에 두려울게 없어

 

복수하고 싶지 않아요?

 

따라오세요

 

그를 죽였어...

 

영고

사부님

당신...

- 일등대사님
- 칼을 주어라

- 이...
- 주어라

 

받아요

사부님

누구도 그를 난처하게 하지 말아라

오너라. 찔러라

일등대사님

오랫동안 기다렸다

영고. 죽이면 안 돼요

 

사부님

 

어서 가서 사숙님을 모셔와

알겠습니다

 

십년동안의 노력이 한 순간에 망쳤어

그를 죽여서 또 어쩔거야?

아이야. 어머니가 끝내 네 복수를 못했구나

 

정오빠. 어때요?

괜찮아. 걱정마. 용아

날 찌르지 않았어

잘됐어요

소시주. 목숨을 버리며 날 구해주다니 참으로 내 잘못이다

후배가 대사님으로 분장했던 걸 용서해 주십시오

아미타불

 

사리성 (斯里星) 앙의납득(昻依納得)

앙의납득(昻依納得) 사열확허(斯熱確虛)

합호문발영(哈虎文鉢英 )

뭐야? 범어를 아느냐?

아닙니다

당시에 주대형이 저에게 구음진경을 외우라고 할때

마지막 편에서 말했던 게 방금 저 대사님이 말하신것과 비슷해요

정말 대단하구나

범어도 모르면서 주문과 같은 장황한 글을 기억하다니

참으로 대단한 인연이로다

그들이 말한 게 무슨 뜻이에요?

나도 모르겠어

이건 상처를 치료하고 수행하는 내공심법이란다

중양진인조차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셨어

좋아. 이렇게 된 이상 넌 이미 구음진경을 외웠고

내 사제도 여기 있으니 너희들에게 해석해 달라고 하겠다

장래에 자신과 남을 구하는데 큰 이득이 있을게야

감사합니다. 대사님

아미타불

 

사태

제가 여기 머문지 한달이 넘었습니다

오래 머물면 불가의 조용한 장소에 폐를 끼칠테니 방법이 아닙니다

오늘 삭발하여 비구니가 되겠습니다

감정에 휩싸여 있으니 절대 안 됩니다

사태

감정적으로 처리하는게 아닙니다

출가만이 제 고통을 해결할 수 있어요

사태. 제 소원을 들어주세요

이미 속세를 달관했다니 이치대로 말하면 허락해 줘야 하지만

다만

다만 뭐죠?

여기서 정양을 하는 기간에 시주의 몸이 갈수록 안 좋아지는 걸 느꼈습니다

어제 진맥을 해보니 시주께 태기가 있다는 걸 알게됐어요

염자

 

속세의 인연이 아직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양시주가 이미 왔으니 시원하게 얘기를 해보세요

좋은 결말이 있기를 바랍니다

 

염자. 뜻밖에

염자... 우리에게 아이가 있다니 정말 믿을 수 없소. 염자

마음을 아프게 한 걸 알아요

그러나 아이의 얼굴을 봐서 날 용서해 주시오

염자

염자. 돌아갑시다

가장 훌륭한 태의를 모셔와 몸조리 해주겠소

우리는 한명 낳...

염자. 화내지 마시오

부탁이오. 어서 돌아갑시다

돌아가요?

어디로 돌아가요?

조왕부로 돌아가요?

당신이 싫다면 왕부 밖에서 살아도 돼요

 

이미 임신한 걸 알았으니 더이상 암자에서 머물수 없어요

여기서 멀리 떠나겠어요

장소를 찾아 거기서 아이를 키우겠어요

가지 마시오

날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아이를 위해서 생각해야 하오

우리의 아이를 낳아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아버지의 보호를 받으며

아이가 크면 가장 좋은 사부를 모셔와 글을 가르치고 난 무공을 가르쳐서

군계일학이 되어 거만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거요

됐어요. 그만하세요

우리의 아이를 위해서 가지 않으면 안돼요

어째서요?

당신처럼 충신과 간신, 흑백도 구별못하고

얼빠지게 소왕야가 되어

자신의 성과 조상을 잊게 할 수는 없어요

호사스러운 생활은 없어도 되지만

반드시 성이 완안이 아니고

대송 양씨의 후손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해요

 

정오빠

우린 이미 일등대사님곁에서 오랫동안 상처를 치료했어요

사부님이 지금 어쩌고 계신지 모르겠어요

그래

 

이게 뭐야?

아버지 옷의 천조각이에요

피도 묻어 있어요

아버지께 사고가 생긴걸까요?

용아. 조급해 하지 마

어서 도화도로 돌아가자

 

도화도에 일이 생겼다니 너희들을 잡아두지 않겠다

약형은 재주가 뛰어나시고 지혜가 풍부하셔서

지금 세상에서는 해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안심하고 가거라

용아. 대사님의 말씀이 맞아

감사합니다. 대사님

아미타불

대사님. 여기서 작별을 드리겠습니다

용아, 가자

편안히 잘 가게나

 

정오빠

우리가 알게 된후

이미 적지 않은 위험을 만났어요

그러나 매번 위험을 만날때마다

언제나 좋은 점이 있었어요

이번에 제가 부상을 당한 것만 해도 구음진경의 오묘함을 알게됐잖아요

용아

무공을 하나도 못하더라도 용아만 무사하다면 그걸로 됐어

내 비위를 맞추려고 해도 이럴 필요 없어요

만일 오빠가 무공을 하나도 모른다면

벌써 사람들에게 맞아 죽었어요

구양봉과 사통천은 고사하고

철장방의 누구에게도 단칼에 머리를 잘려나갔을 거에요

어쨌든 앞으로 다시는 용아가 부상당하게 하지 않을거야

저번에 임안부에서 부상당했을 때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는데

용아가 부상당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진짜 너무 괴로웠어

정말 양심도 없어요

왜?

혼자만 부상당해서 나더러 괴로워하는 거죠?

 

그럼... 앞으로 같이 부상당하면 되지

부상당하지 않는다면 같이 부상당하지 않으면 되고

 

내가 잡으려는 사람은 곽정과 황용인데

늙은 할망구를 기절시켜서 어디다 써먹으라는 거야?

방주님. 이 할망구는 그들과 한패입니다

저번에 곽정과 황용을 쫓을때

그들은 이 할망구의 집안에 숨었었다구요

틀림없습니다. 방주님

데려가라

예

 

용아. 저 앞에 가서 물어보자

 

두 분

점원. 한구에 가려고 하는데

귀찮지만 강으로 가서 배 한척을 불러오고

사공에게 여기서 얘길 좀하자고 해주시오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리십시오. 바로 가겠습니다

 

손님. 사공이 왔습니다

 

용아. 수화도 할 수 있구나

정말 대단해

 

용아

방금 무슨 얘길 했는데 저렇게 기뻐하는 거지?

맛있는 요리를 사오면 조금있다가 돈을 더 주겠다고 했어요

 

정오빠

저 비구니가 오빠의 준수한 모습을 보고 속념이 일었나 봐요

나?

 

농담하지 마. 용아

비구니는 쫓아가 뭐하려구?

저렇게 아름다운 비구니를 안 쫓아요? 가요

 

서둘러요

 

정오빠

가서 모자를 벗길테니까 보세요

용아. 장난하지 마

 

용아

 

목언니. 정말 언니에요?

미안해요. 목낭자

곽대형

당신들이 빌린 배는 철장방거에요

음모를 꾸며 당신들을 해치려고 해요

철장방

그 벙어리 사공이 배 말이야

그러나 그 사공은 벙어리가 아니에요

당신들의 의심을 할 까봐 벙어리로 가장한 거에요

원래 그랬었군요

언니가 말 안해줬으면 정말 알아보지 못했을뻔 했어요

목언니. 돌려줄게요

맞아. 왜 이렇게 입고 있는 거에요?

그래요

 

양강이 또 괴롭혔어요?

 

나와 양강의 예전일은 당신들도 알고 있어요

 

보는 눈이 없는 절 탓할수밖에요

그를 만나 이런 재난을 겪은 건 모두 제 팔자에요

 

양강은요?

부왕과 같이 갔어요

 

이 세상에 내가 그리워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도 도교에 들어갔어요

 

임안의 우가촌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여기서 만날줄은 몰랐어요

 

목언니

나와 정오빠는 지금 도화도로 돌아가려는 참이에요

우리하고 같이 가면 가는 길에 좀 재밌을거에요

그래요

됐어요

 

혼자 가고 싶어요

고마워요

 

혼자서 외롭게 그 먼길을 가다니

그러다 다행이 무공이 쓸만해서 보통사람은 괴롭히지 못할 거야

꼭 그렇지도 않아요

우리 두사람도 나쁜 놈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잖아요

이사부님께서 인생은 난세에서 정말 개만도 못하다고 자주 말씀하셨어

좋아요. 우리 지금 가서 그 벙어리 자식을 처리해요

벙어리 자식이라니?

가요

 

맛이 별로야

 

가

 

용아. 한 가지 일을 아직도 모르겠어

상관방주가 철장봉에 올라간 후 관병이 왜 쫓지 않은거지?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중지봉의 지형이 험준해서 관병들이 꾀를 부려 올라가지 않을 걸거에요

그리도 또 다른 가능성은 철장방의 호한이 입구를 지키고 있어서

관병이 올라갈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갔을 거에요

곡령풍 곡사형이 무의식중에 큰 공을 세울 줄은 몰랐어요

큰 공을 세워?

이 무목유서는 원래 대내 취한당 옆 폭포속의 동굴에 감쳐줘있던 건데

상관검남이 이 책을 훔쳐낸 후에 그가 그린 그림을

폭포속 동굴안에 나두었을 거에요. 그렇죠?

맞아

곡사형이 도화도에서 쫓겨난 후

사문에 미련을 두고 있었어요

아버지가 골동품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런 골동품들은 대부분 황궁에 있으니

수많은 명화와 서첩을 훔쳐낸 거에요

알겠어

곡사형은 그 그림과 함께 다른 그림을 훔쳐 내서

우가촌의 밀실안에도 숨겨두었어

원래는 이 그림들을 네 아버지에게 보내 드리려고 했는데

뜻밖에 자신도 대내 시위에게 살해당했지

그래서 완안홍렬 그 늙은 도적놈이 황궁에 도착했을 때

무목유서를 발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실마리를 알려주는 그 그림도 발견하지 못한 거야

진작 이럴 줄 알았다면 그 때 그렇게 목숨을 걸 필요 없었을 거고

나도 구양봉에게 맞아 중상을 입지 않았을 거고

너도 칠일밤낮을 나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도 됐을거야

그렇지는 않아요

우가촌의 밀실에 가서 상처를 치료하지 않았다면

그 그림을 어떻게 발견했겠어요?

또 어떻게...

 

아버지가 지금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해요

용아

 

팔월십오일이 곧 다가와요

가흥 연우루에서 겨루고 나면

몽고로 돌아갈 건가요?

아니. 우선 완안홍렬 그 개 자식을 죽여

아버지와 양숙부님이 복수를 해야지

그를 죽인 다음에는요?

 

그래도 해야할 일이 아주 많아

우선 사부님의 상처를 치료해야 하고

그리고 주대형더러 영고를 찾아가 보라고 해야 하고

또 여섯사부님의 집을 한 집 한 집 인사드려야지

맞아. 아버지의 묘소도 꼭 찾아야해

이런 일들을 다 끝내면

몽고로 돌아가실거에요